‘글에도 지문이 있다’는 말은 비유이나 사실이기도 하다. 글 속에 담겨있는 글쓴이의 품성과 삶의 태도, 생각의 흐름 같은 흔적은 의외로 곳곳에서 드러난다.
황숙의 글을 읽고 있으면 내가 알고 있는 황숙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절대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매 순간을 성실하게 삶과 대면하는,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품격을 포기하지 않는 황숙의 시간들이 축적되어 그만의 독특한 지문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황숙의 글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하나의 상념이 사색으로 숙성되는 과정이 단단하다. 그러면서도 따뜻하다. 휘발성 강한 글들에 염증이 일 때 황숙의 이런 글은 위로가 된다. 세상을 견디면서 늘 글에서 멀어지지 않았던 결과다.
수십 년 전 내가 대학교 학보사의 편집장이었을 때 수습기자로 황숙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오늘, 그는 인생을 다 수습하고 사람도 글도 적당하게 발효되어 존재의 중심을 향해 걷고 있다. 정말 좋은 일이 아닌가.
- 양귀자 (소설가)
황숙 작가는 황동중고등학교 국어과 교사로 재직하며 다년간 교육 경험을 쌓았습니다. 원광대학교, 전북대학교, 전주대학교, 우석대학교 등에서 국어국문학 관련 과목을 강의하며, 유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쳤습니다.
1996년, "시대문학" 봄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으로 등단하였으며, 이후 다양한 문학 작품을 발표하였습니다. 대표 저서로는 "전주신흥교회사" (2001, 공저), "자유인 - 나의 아버지 황순재" (2015, 공저), 그리고 "보랏빛예찬" (2023)가 있습니다.
문학 동인(글밭) 회장, 전북작가회, 전북여류문학회, 문학시대 수필가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문학계에서 폭넓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