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 | 도서출판 소소리 | 6,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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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5
‘글에도 지문이 있다’는 말은 비유이나 사실이기도 하다. 글 속에 담겨있는 글쓴이의 품성과 삶의 태도, 생각의 흐름 같은 흔적은 의외로 곳곳에서 드러난다.
황숙의 글을 읽고 있으면 내가 알고 있는 황숙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절대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매 순간을 성실하게 삶과 대면하는,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품격을 포기하지 않는 황숙의 시간들이 축적되어 그만의 독특한 지문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황숙의 글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하나의 상념이 사색으로 숙성되는 과정이 단단하다. 그러면서도 따뜻하다. 휘발성 강한 글들에 염증이 일 때 황숙의 이런 글은 위로가 된다. 세상을 견디면서 늘 글에서 멀어지지 않았던 결과다.
수십 년 전 내가 대학교 학보사의 편..